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언론 보도

[2016.03.02. 중앙일보]상인도 손님도 2030, 청춘 북적이는 밤의 전통시장
03.27.2017
2273 03.27.2017

[중앙일보 장대석·최모란·유명한 기자]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주말에 ‘밤도깨비 야시장’이 열린다. 서울시는 7~10월에는 목동 운동장, 10월 한가위 때는 청계광장에도 야시장을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박원순 시장과 간부들은 지난달 전주 남부시장으로 야시장 벤치마킹을 다녀오기도 했다.
 
인천 중구, 유커 대상 야시장 추진
서울 여의도선 이달 말 도깨비시장
부산 깡통, 전주 남부, 목포 남진…
해 저물면 먹거리·공예품 좌판
주말엔 젊은층 중심 1만 명 인파

 


쇠락해 가던 전통시장에 야시장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청년 사업가들이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내놓고 문화공연이 어우러지면서 젊은이들로 북적거린다. 사진은 오산 오색시장의 3·8야시장. [부산=송봉근 기자], [사진 오산시·전주시]
.인천시 중구의 신포국제시장은 이달 중순 개설을 목표로 야시장을 준비 중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좋아하는 홍삼과 가전제품·화장품 등을 주로 가져다 놓을 예정이다.

신현길 신포국제시장 상인회장은 “하루 2000~3000명이 시장을 찾지만 대부분 고령층이고 상권은 갈수록 침체하고 있다”며 “야시장이 열리면 관광객·젊은이들이 많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국 곳곳에 야시장이 확산하고 있다. 청년 사업가들이 멍석을 깔고 펼치는 독특한 먹거리·볼거리에 20~30대가 몰리면서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부산시 중구 부평깡통시장은 상설 야시장의 원조로 꼽힌다. 2013년 10월 관광객들에게 즐길 거리를 주자는 차원에서 상설 야시장으로 문을 열었다. 낮에는 30~60대가 반찬거리·생필품을 사러오는 평범한 전통시장이지만, 해가 저물면 젊은이와 관광객이 넘쳐난다.
 
오후 7시30분부터 시장내 110m 구간에 포장 마차들이 몰려나온다. 터키 케밥, 일본 오코노미야키 등 각국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 볼 수 있다. 직접 만든 양초나 수입 장난감, 피규어 등도 눈길을 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남부시장은 최근 뜨고 있는 야시장이다. 금·토요일 오후 6~12시 열린다. 35개의 포장마차형 좌판(매대)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수공예품 등을 판다. 평일엔 8000~9000명, 주말엔 1만2000명이 찾아 온다.

곳곳에 ‘우측통행’이라는 표지판이 걸려 있지만 금방 어깨를 부딪칠 정도다. 20~30대가 전체 방문객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전남 목포시는 이 고장 출신 가수 이름을 딴 ‘남진 야시장’을 지난해 12월 산정동 자유시장에 열었다.

금·토요일 밤마다 포장마차 20여 곳이 낙지·홍어 등 간식거리를 판다. ‘님과 함께’ 노래를 흥얼거리며 야시장을 찾는 고객이 하루 5000~1만 명에 이른다.

 

 야시장 확대는 청년 사업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상인회에 보증금 200만~300만원에 월 20만원 내외를 내면 야시장 매대를 마련할 수 있다. 전주 남부시장의 ‘총각네스시’는 대학생 5명이 쇠고기 초밥을 가스불 토치로 구워낸다. 초밥을 맛보려면 10~20분을 기다릴 정도다. 하룻밤에 2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주변의 또 다른 20대들이 만드는 철판 아이스크림과 바나나·파인애플 핫도그, 홍시 찹떡·감 호떡 등도 별미로 인기를 모은다. 청춘 고객들은 음식 맛을 즐기는 한편, 소셜네트워크(SNS)에 사진을 올려 야시장을 알리는 홍보 도우미 역할까지 한다. 교사·바리스타·통역사 등 청년 사업가들의 다양한 이력은 야시장의 스토리를 더 풍부하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해외 유학을 다녀와 통·번역사로 활동하다 바나나·자몽 과일청 점포를 하는 신하민(30·여)씨는 “창업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현수 전주 남부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야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낮 손님도 20~30%가 늘었다”며 “몇 달 전 야시장 3개 점포 분양 때는 경쟁률이 30대 1에 달했다”고 말했다.

 

 

 

전주·인천·부산=장대석·최모란·유명한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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