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우수상인 인터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우수상인인터뷰 7 - 그니식당 (2)
09.24.2019
4576 09.24.2019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는 많은 푸드트럭과 핸드메이드 셀러가 새롭게 합류하고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참여 상단들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디딤돌이 되어주고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경험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선배 상인들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들의 성공스토리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중한 팁을 함께 들어보자.

글 도깨비기자

 


 

그니식당 두 번째 이야기

 


1.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부터 나아가 창업으로

 

도깨비기자(이하 도): 작년 11월에 식당을 오픈하셨다 했는데, 열기 전에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

김재근대표(이하 김): 처음 하는 거다 보니까 주방에 만들어진 것 하나 없었다. 순조롭게 될 수가 없더라. 돈을 적게 가지고 시작한 이상. 그래서 고생을 좀 했다. 오픈하고도 한 세 달 동안은 살 게 너무 많아 번 돈을 다 써야 했다. 이것도 있어야 하고 저것도 있어야 하고, 있어야 할 게 너무 많더라.

도: 원래 집이 천안이라고 하시긴 했는데, 특별히 이 자리에 가게를 차리게 된 이유가 있는가?

김: 이곳은 천안의 신도시지만, 신도시 중에서도 세가 싼 상권이다. 천안에서 제일 비싼 동네에 사시는 신도시민들을 유입하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 구도심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또 메뉴를 생각해서도 이곳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도: 그니식당은 재료가 떨어지면 손님을 받지 않는 시스템이다.

김: 그런데 최근 방송 나오고 나서 손님들이 너무 많이 오셨다. 방송 후 손님도 늘고 매출도 늘었는데, 덩달아 컴플레인도 늘었다. 손님들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도:요새 특히 바쁘신 것인지?

김: 방송에는 8월에 나왔는데 7월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1일 장사를 시작했는데, 몇 달 동안은 힘들었다. 손님이 없었다.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자리가 안 잡힌 상태라서 그렇다더라.

도: 메뉴가 특이한 편이다. 함경도 음식이지 않은가. 메뉴는 어떻게 선정하게 됐나?

김: 보통 푸드트럭을 했던 사람들은 푸드트럭 때의 메뉴를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오래 가는 식당, 전통적인 식당을 하기 위해, 내가 집에서 먹던 만두를 메뉴로 선택했다. 전통성을 살리고 싶었다.

도: 개인적으로 함경도 음식 하고 어떤 관련이 있으신가?

김: 친 조부모님이 이북 분들이다. 그래서 명절 때마다 항상 먹던 게 함경도식 만두이다. 만들 때도 함께 만들고 했다. 전수받았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익힌 것이다. 각자 집마다 가족이 같이 둘러앉아 만들고, 같이 먹고 하는 그런 전통적인 음식이 있지 않은가. 그걸 상품화시킨 거다.

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떻게 보면 사부님 역할을 한 거겠다.

김: 뭐 그런 셈이다.

도:인테리어가 굉장히 모던하다. 지금 클래식 음악도 나오고 있다. (당시 오페라 리골레토의 한 레퍼토리가 나오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질적일 수도 있으나 굉장히 세련된 분위기이다. 혹시 직접 생각해서 인테리어 했는가?

김: 그렇다. 원래는 1인 식당이라 해서 바 테이블만 놓고 싶었지만 계획대로 되지 못했다. 그래서 일단 최소 인원으로 할 수 있는 식당을 콘셉트로 했다. 그런데 손님 중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좀 불편해 하시기도 한다.

도: 그런데 센스가 좋으신 것 같다. 간판도 예쁘고.

김: 내가 조금 감성적인 스타일이다. (웃음)

도: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

김: 단골손님이 많은 편이다. 하루 두 번도, 세 번도 오고 그러는 분도 계신다. 그 중에 한 팀을 소개하자면, 어머니들인데, 우리 음식을 자신들의 소울푸드라고 말씀하시더라. 예전 추억 속에서 항상 먹던 것들이라고…… 조언도 주신다. 너무 감사하다.

도: 어떤 조언을 주시는가?

김: 그분들, 혹은 그분들의 부모님이 먹었던 방식에 대해 말씀해주신다. 그런 말들이 음식을 더 좋은 쪽으로 바뀌게 만든다.

도:단골이 중요한 식당이겠다.

김: 그렇다. 이북음식이다 보니까.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이북에 살았었다는 분들이 엄청 많더라.

도: 소개시켜줄 만한 그니식당만의 메뉴라든지, 차별화된 점이 있을까? 

김: 이북음식이 메뉴이다 보니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한 편이다. 젊은 분들은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니식당의 음식은 옛 추억의 맛, 그리고 담백함이 특징이다. 아무래도 단골손님을 끌어들이는 수밖에 없다. 단골손님, 어르신들에게 잘 맞춰드리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드실 줄 아는 분들은, 나중에 또 생각이 나고 그럴 것이다. 그것이 이북음식의 매력이다.

도:보통 일과 몇 시에 시작하나?

김: 8시에 시작한다. 아침에 소를 다 만들어놓고 점심 것, 저녁 것을 각각 삶는다. 그런데 만두 빚는 것은 안 힘든데 육수 만드는 게 힘들다.

도:앞으로 그니식당의 목표는?

김: 푸드트럭 시작할 때부터 이 ‘그니식당’이라는 브랜드를 키우고 싶었다. 아주 작은 식당이고, 게다가 천안에서 조금 이질적인 이북식 만둣집을 하고 있지만 일류 식당으로 만들고 싶다. 천안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만둣집이 되고 싶다. 

 


 

2. 창업 선배, 진심이 담긴 조언

 

도: 푸드트럭에 도전하는 후배들한테 조언해줄 말이 있다면? 

김: 푸드트럭 하는 사람들이, 장사만 생각하고 돈벌이만 궁리하기보다 자기만의 어떤 것을 생각하면 훨씬 좋을 것 같다. 

도: 이전에 공부를 했단 말도 하셨는데, 계속 연구를 해왔던 것인가?

김: 메뉴란 게 예전부터 공부하고 했던 게 쌓였다가 또 즉흥적으로 뭔가 새로운 게 나오고… 그런식으로 계속 나오는 것 같다. 옛날에 했던 습관, 옛날에 했던 조리법, 그런 게 결과물로 나오는 것이다. 한방에 나오는 게 아니라. 

도: 과거의 노력이 쌓여서 현재의 결과가 되었단 말이겠다. 어쨌든 그니식당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후배들에게 일단 많이 움직이고 연구하고 시행착오 해보라 말하고 싶은가?

김: 나도 아직 안정된 된 건 아니고 힘든 상태라고 생각한다. 자영업자는 대박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버티는 게 이기는 것 같다.

도: 현실적인 조언이라 좋다. 그렇다면 어떻게 버틸 수 있었는지 좀더 자세히 말해준다면?

김: 나도 버티기 너무 힘들었다. 퇴근하고 먹는 술 한잔, 그걸로 버텼다.(웃음) 그래도 참고 견디다보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도: 창업할 때 정보를 얻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파셨나?

김: 앞서 말씀드린,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강의를 해주신 김영갑 교수님께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를 토대로 준비하였다.

도: 푸드트럭이나 요식업을 하면서 꼭 지켜야 하는 부분이 뭐가 있을까? 

김: 그니식당은 주방이 오픈 된 형태고 손님들을 직접 마주보며 하기 때문에 자만하지 말고 항상 똑같은 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 것 같다. 페이스 유지가 힘들다. 손님들에게 언제나 처음처럼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

도: 오픈 된 주방이고 손님과의 거리가 가까워 부담스럽기도 하겠다. 오픈주방을 선택한 이유는?

김: 일본의 1인 식당을 보고 했는데 좀 부담스럽긴 하다. (웃음) 그래도 가까이에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좋다.

도: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김: 매장이 작다 보니 불편해 하시는 손님도 계신다. 그래서 제1목표는 여기서 2년 더 일하고 자본을 모아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 체인점까진 아니라도 손님들께서 좀 더 편하게 드실 수 있게 매장을 넓히고 싶다. 

도: 마지막으로 고마운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김: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측, 운영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푸드트럭 참여가 없었다면, 가게 차리는 데 진짜 몇 년은 더 걸렸을 것이다. 뽑아주신 분들도 감사하다. (웃음)

 


 

3. 이야기를 마치며

 

깔끔한 분위기의 그니식당에서 진행된 김재근대표와의 인터뷰는 인상 깊었다. 꼭 필요한 말만 했지만, 진실해 보였고, 무엇보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진심이 가득했다. 스스로 말을 잘 못한다고 말하며 쑥스럽게 웃던 모습과, 빚어놓은 만두가 다 떨어졌다며 도깨비기자에게 다음에 꼭 들러 이 만두 맛을 봐야 한다고 말하던 모습은 대조적이었다. 자신의 음식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 그가 들였을 노력이 상상되었다. 천안에 들르면 꼭 찾아야 할 음식점이 되고 싶다는 말처럼, 그니식당이 계속 승승장구하길 바라본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파일

선배의 창업 팁 

1. 갑자기 새로운 메뉴를 얻으려고 하기보다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하라.

2. 장사가 잘 되더라도 자만하지 않고 늘 같은 태도로 손님을 응대하라.

3. 향토 음식일 경우, 더욱 손님의 피드백을 소중히 여기고 메뉴 개발에 적용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