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인 인터뷰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는 많은 푸드트럭과 핸드메이드 셀러가 새롭게 합류하고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참여 상단들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디딤돌이 되어주고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경험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선배 상인들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들의 성공스토리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중한 팁을 함께 들어보자.
글 도깨비기자
그니식당 두 번째 이야기
1.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부터 나아가 창업으로
도깨비기자(이하 도): 작년 11월에 식당을 오픈하셨다 했는데, 열기 전에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
김재근대표(이하 김): 처음 하는 거다 보니까 주방에 만들어진 것 하나 없었다. 순조롭게 될 수가 없더라. 돈을 적게 가지고 시작한 이상. 그래서 고생을 좀 했다. 오픈하고도 한 세 달 동안은 살 게 너무 많아 번 돈을 다 써야 했다. 이것도 있어야 하고 저것도 있어야 하고, 있어야 할 게 너무 많더라.
도: 원래 집이 천안이라고 하시긴 했는데, 특별히 이 자리에 가게를 차리게 된 이유가 있는가?
김: 이곳은 천안의 신도시지만, 신도시 중에서도 세가 싼 상권이다. 천안에서 제일 비싼 동네에 사시는 신도시민들을 유입하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 구도심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또 메뉴를 생각해서도 이곳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도: 그니식당은 재료가 떨어지면 손님을 받지 않는 시스템이다.
김: 그런데 최근 방송 나오고 나서 손님들이 너무 많이 오셨다. 방송 후 손님도 늘고 매출도 늘었는데, 덩달아 컴플레인도 늘었다. 손님들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도:요새 특히 바쁘신 것인지?
김: 방송에는 8월에 나왔는데 7월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1일 장사를 시작했는데, 몇 달 동안은 힘들었다. 손님이 없었다.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자리가 안 잡힌 상태라서 그렇다더라.
도: 메뉴가 특이한 편이다. 함경도 음식이지 않은가. 메뉴는 어떻게 선정하게 됐나?
김: 보통 푸드트럭을 했던 사람들은 푸드트럭 때의 메뉴를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오래 가는 식당, 전통적인 식당을 하기 위해, 내가 집에서 먹던 만두를 메뉴로 선택했다. 전통성을 살리고 싶었다.
도: 개인적으로 함경도 음식 하고 어떤 관련이 있으신가?
김: 친 조부모님이 이북 분들이다. 그래서 명절 때마다 항상 먹던 게 함경도식 만두이다. 만들 때도 함께 만들고 했다. 전수받았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익힌 것이다. 각자 집마다 가족이 같이 둘러앉아 만들고, 같이 먹고 하는 그런 전통적인 음식이 있지 않은가. 그걸 상품화시킨 거다.
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떻게 보면 사부님 역할을 한 거겠다.
김: 뭐 그런 셈이다.
도:인테리어가 굉장히 모던하다. 지금 클래식 음악도 나오고 있다. (당시 오페라 리골레토의 한 레퍼토리가 나오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질적일 수도 있으나 굉장히 세련된 분위기이다. 혹시 직접 생각해서 인테리어 했는가?
김: 그렇다. 원래는 1인 식당이라 해서 바 테이블만 놓고 싶었지만 계획대로 되지 못했다. 그래서 일단 최소 인원으로 할 수 있는 식당을 콘셉트로 했다. 그런데 손님 중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좀 불편해 하시기도 한다.
도: 그런데 센스가 좋으신 것 같다. 간판도 예쁘고.
김: 내가 조금 감성적인 스타일이다. (웃음)
도: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
김: 단골손님이 많은 편이다. 하루 두 번도, 세 번도 오고 그러는 분도 계신다. 그 중에 한 팀을 소개하자면, 어머니들인데, 우리 음식을 자신들의 소울푸드라고 말씀하시더라. 예전 추억 속에서 항상 먹던 것들이라고…… 조언도 주신다. 너무 감사하다.
도: 어떤 조언을 주시는가?
김: 그분들, 혹은 그분들의 부모님이 먹었던 방식에 대해 말씀해주신다. 그런 말들이 음식을 더 좋은 쪽으로 바뀌게 만든다.
도:단골이 중요한 식당이겠다.
김: 그렇다. 이북음식이다 보니까.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이북에 살았었다는 분들이 엄청 많더라.
도: 소개시켜줄 만한 그니식당만의 메뉴라든지, 차별화된 점이 있을까?
김: 이북음식이 메뉴이다 보니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한 편이다. 젊은 분들은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니식당의 음식은 옛 추억의 맛, 그리고 담백함이 특징이다. 아무래도 단골손님을 끌어들이는 수밖에 없다. 단골손님, 어르신들에게 잘 맞춰드리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드실 줄 아는 분들은, 나중에 또 생각이 나고 그럴 것이다. 그것이 이북음식의 매력이다.
도:보통 일과 몇 시에 시작하나?
김: 8시에 시작한다. 아침에 소를 다 만들어놓고 점심 것, 저녁 것을 각각 삶는다. 그런데 만두 빚는 것은 안 힘든데 육수 만드는 게 힘들다.
도:앞으로 그니식당의 목표는?
김: 푸드트럭 시작할 때부터 이 ‘그니식당’이라는 브랜드를 키우고 싶었다. 아주 작은 식당이고, 게다가 천안에서 조금 이질적인 이북식 만둣집을 하고 있지만 일류 식당으로 만들고 싶다. 천안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만둣집이 되고 싶다.
2. 창업 선배, 진심이 담긴 조언
도: 푸드트럭에 도전하는 후배들한테 조언해줄 말이 있다면?
김: 푸드트럭 하는 사람들이, 장사만 생각하고 돈벌이만 궁리하기보다 자기만의 어떤 것을 생각하면 훨씬 좋을 것 같다.
도: 이전에 공부를 했단 말도 하셨는데, 계속 연구를 해왔던 것인가?
김: 메뉴란 게 예전부터 공부하고 했던 게 쌓였다가 또 즉흥적으로 뭔가 새로운 게 나오고… 그런식으로 계속 나오는 것 같다. 옛날에 했던 습관, 옛날에 했던 조리법, 그런 게 결과물로 나오는 것이다. 한방에 나오는 게 아니라.
도: 과거의 노력이 쌓여서 현재의 결과가 되었단 말이겠다. 어쨌든 그니식당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후배들에게 일단 많이 움직이고 연구하고 시행착오 해보라 말하고 싶은가?
김: 나도 아직 안정된 된 건 아니고 힘든 상태라고 생각한다. 자영업자는 대박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버티는 게 이기는 것 같다.
도: 현실적인 조언이라 좋다. 그렇다면 어떻게 버틸 수 있었는지 좀더 자세히 말해준다면?
김: 나도 버티기 너무 힘들었다. 퇴근하고 먹는 술 한잔, 그걸로 버텼다.(웃음) 그래도 참고 견디다보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도: 창업할 때 정보를 얻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파셨나?
김: 앞서 말씀드린,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강의를 해주신 김영갑 교수님께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를 토대로 준비하였다.
도: 푸드트럭이나 요식업을 하면서 꼭 지켜야 하는 부분이 뭐가 있을까?
김: 그니식당은 주방이 오픈 된 형태고 손님들을 직접 마주보며 하기 때문에 자만하지 말고 항상 똑같은 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 것 같다. 페이스 유지가 힘들다. 손님들에게 언제나 처음처럼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
도: 오픈 된 주방이고 손님과의 거리가 가까워 부담스럽기도 하겠다. 오픈주방을 선택한 이유는?
김: 일본의 1인 식당을 보고 했는데 좀 부담스럽긴 하다. (웃음) 그래도 가까이에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좋다.
도: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김: 매장이 작다 보니 불편해 하시는 손님도 계신다. 그래서 제1목표는 여기서 2년 더 일하고 자본을 모아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 체인점까진 아니라도 손님들께서 좀 더 편하게 드실 수 있게 매장을 넓히고 싶다.
도: 마지막으로 고마운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김: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측, 운영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푸드트럭 참여가 없었다면, 가게 차리는 데 진짜 몇 년은 더 걸렸을 것이다. 뽑아주신 분들도 감사하다. (웃음)
3. 이야기를 마치며
깔끔한 분위기의 그니식당에서 진행된 김재근대표와의 인터뷰는 인상 깊었다. 꼭 필요한 말만 했지만, 진실해 보였고, 무엇보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진심이 가득했다. 스스로 말을 잘 못한다고 말하며 쑥스럽게 웃던 모습과, 빚어놓은 만두가 다 떨어졌다며 도깨비기자에게 다음에 꼭 들러 이 만두 맛을 봐야 한다고 말하던 모습은 대조적이었다. 자신의 음식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 그가 들였을 노력이 상상되었다. 천안에 들르면 꼭 찾아야 할 음식점이 되고 싶다는 말처럼, 그니식당이 계속 승승장구하길 바라본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파일
선배의 창업 팁
1. 갑자기 새로운 메뉴를 얻으려고 하기보다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하라.
2. 장사가 잘 되더라도 자만하지 않고 늘 같은 태도로 손님을 응대하라.
3. 향토 음식일 경우, 더욱 손님의 피드백을 소중히 여기고 메뉴 개발에 적용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