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우수상인 인터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우수상인인터뷰 10 - 폰버거 (1)
11.09.2020
310 11.09.2020

2015년부터 이어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이제 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서울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푸드트럭, 핸드메이드로 이루어진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참여 상단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주역이다.

트럭, 노점에서 창업의 꿈을 이루기까지,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했던 상단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글 도깨비기자

 

폰버거 첫 번째 이야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파일

폰버거 : 대표 임영준.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폰버거’란 이름의 푸드트럭을 운영했다.

현재는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서 수제버거를 판매하고 있다. 수제 버거와 치즈 스테이크버거가 주요 품목이다.

 

 

스트릿푸드의 한계를 넘은 맛의 승부 

폰버거의 가장 큰 도전은 버거를 길거리 음식으로만 여기는 소비자 인식을 넘어서는 일이었다.

맛은 유지하고 가격은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 승부를 걸었다.

맛있다는 소문이 나고 유명인이 찾는 버거, 셀럽푸드로 알려지면서 장사가 탄력을 받았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에서부터 폰버거를 좋아하고 응원해준 고객들은 고정 점포를 낸 지금도 SNS로 폰버거의 맛을 홍보해주는 후원자들이다.

 


 

1. 현실적이고 낭만적인 서울밤도깨비야시장

 

도깨비기자(이하 도) : 푸드트럭을 시작한 계기는? 

임영준대표(이하 임)요식업 경험을 살려 창업을 고민하다가 푸드트럭 붐이 불던 시기에 적은 자본으로 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뛰어들었다. 차를 끌고 어디든 다니면서 시원한 야외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도 푸드트럭의 장점이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는 몸이 많이 힘들었어도 일은 내 성향과 잘 맞았다.

도 : 요식업 경험이 많았나?

임 : 미국에서 고등학교 마치고 호주로 건너가 르꼬르동블루에 다녔다. 졸업하고 돌아와서는 군대에서 한식을 배웠다. 군 간부나 면회온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회관의 식당에서 근무하면서 요리와 식당 운영 전반을 경험했다. 제대 후 레스토랑에서 일한 기간까지 3년 정도 요식업을 경험하고 나서 창업한 셈이다. 버거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워낙 자주 먹고 좋아한 음식이라 선택했다.

: 처음에는 고전했다고 들었다. 원인은 무엇이었나?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합류한 첫해에는 매출이 안 나와서 힘들었다. 보통의 수제 버거보다 저렴했는데도 버거는 길거리 음식이고 패스트푸드라는 인식이 너무 크다보니 손님들이 비싸게 느꼈던 것 같다. 2년째에는 처음부터 가격을 내렸고 그게 손님들한테 통했다. 수제 버거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면서도 비쌀만하다고 인정 받기가 힘들어서 푸드트럭에 불리한 품목이다. 푸드트럭이 한창 많이 생길 때도 수제 버거는 열 곳이 안 됐는데 지금은 더 줄었다.

: 매출이 안 나올 때는 어떻게 운영했나?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주말에 여니까 평일에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영업했다. 특히 연예인 케이터링을 많이 했다. 연예인 케이터링은 팬들이 음식 맛과 서비스를 중시하기 때문에 버거 가격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배우 이준기 씨나 이동욱 씨 같은 분들 케이터링을 진행하면서 SNS로 홍보도 열심히 하고 그러다가 괜찮다는 소문이 났다.

: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원칙이 있나?

: 장사 철학이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첫째는 색다른 내 메뉴를 가져야 내 손님이 된다고 생각한다. 메뉴 개발은 무엇보다 장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 내 입맛도 중요하지만 손님 입맛과 기대를 충분히 고려하는 게 핵심이다. 요리 경험이 있어서 손님들이 어떤 맛을 좋아할지 감이 있었고 시식도 많이 했다. 버거를 파는 곳은 많다. 수제 버거의 특별한 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고객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맛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다른 곳에서 쉽게 먹을 수 없는 맛을 선보여야 한다. 거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버거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도 사먹고 싶게 만드는 메뉴와 맛을 고민하면서 치즈스테이크버거를 만들었다. 치즈와 스테이크만으로는 색다르게 느끼도록 하거나 감동을 주기 힘들기 때문에 좀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나만의 레시피를 개발하려고 했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는 조리 속도나 서비스도 중요하지 않나?

: 장사가 잘 될 때는 주말 이틀간 1500개 정도 팔았다. 평균 10분에 30개 정도 팔았을 것이다. 손님이 몰릴 때 주문 대기 시간은 30분 정도였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모든 트럭들이 미리 손질해둘 재료와 주문 받고 바로 조리해야 하는 단계를 구분해둔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들이 업무를 체계적으로 분담하고 손발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네 명이 일했는데 두명이 주문과 계산, 포장 같은 서비스를 맡았다. 나는 계속 패티를 굽고 한 명은 조리를 보조했고.

: 푸드트럭 운영하며서 힘들었던 점은? 

: 날씨 문제였다. 덥거나 추울 때 일하는 게 가장 힘들었고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아르바이트로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힘들어 하니까 사장인 내 입장에선 더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다. 장마처럼 비가 많이 올 때도 장사를 하고 싶은데 못하는 게 스트레스였다. 불규칙한 생활 패턴 속에 건강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해나가는 게 쉽지 않다. 쉽게 일확천금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서 푸드트럭을 시작하려는 경우도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처럼 손님 많은 공간이 흔치도 않고 큰돈을 버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걸 알고 시작했으면 좋겠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함께해서 좋았던 점은? 

: 탁 트인 야외에서, 자연을 배경으로 좋아하는 요리를 할 수 있어 즐거웠다. 가을바람이 기분 좋게 불고 해질녘 노을을 바라볼 때는 정말 낭만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놀러오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상인들도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줄 서서 음식을 사간 분이 조금 지나 또 줄 서 계시는 모습을 볼 때도 보람을 느꼈다. 푸드트럭은 음식을 포장해 가기 때문에 손님이 음식에 만족했는지 어떤지 반응을 확인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표현해주는 분들이 있고 SNS로 응원해주는 분들, 본인 장사처럼 홍보해주는 분들이 있다. 푸드트럭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자기 가게를 일궜다고 생각해서 더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시는 분들이다. 가게를 차린 후에는 멀리서 찾아와주시기도 하고. 그런 분들이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얻은 큰 자산이고 소중한 존재다.

 

 


*폰버거 두 번째 이야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