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우수상인 인터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우수상인인터뷰 13- 두리두한지인형 (2)
12.21.2020
1230 12.21.2020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는 많은 푸드트럭과 핸드메이드 셀러가 새롭게 합류하고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참여 상단들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디딤돌이 되어주고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경험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선배 상인들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들의 성공스토리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중한 팁을 함께 들어보자.

글 도깨비기자

 


 

두리두한지인형 두 번째 이야기

 

2. 작가를 찾아오는 손님, 손님을 찾아가는 작가

 

도깨비기자(이하 도) : 인사동 쌈지길에 매장을 낸 이유가 있는지?

안세연 작가(이하 안) : 인사동은 개인전을 열거나 플리마켓에 참여하면서 자주 다닌 동네다. 쌈지길은 공예상점이 모여 있고 이곳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서 언젠가 여기에 내 매장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처음 입점 제안을 받았을 때는 아직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겼다. 초기 자금을 최대한 아껴 시작하면 해볼만할 것 같았다.

 

: 창업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나?

: 처음 플리마켓을 다닐 때나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할 때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원래 갖고 있던 집기와 작업하던 재료들로 시작했으니까. 단독 매장도 인테리어 비용을 많이 아껴서 총 1,000만 원 내외의 자금이 들었다. 집기는 가능한 한 쓰던 것들을 가져왔고 가구들은 발품을 팔아서 저렴하게 장만했고 페인트 하나까지 직접 칠했다.

 

도 : 매장 인테리어 콘셉트는?

: 대표 상품인 걱정인형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공간으로 꾸몄다. 걱정인형이라는 게 동화적인 소품이지 않나. 포근한 감성이 전달되도록 매장도 따뜻하고 화사한 색채와 나무를 중심으로 채웠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매장 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독특한 소품들도 배치하고.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영업하는 것과 단독 매장을 경영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나?

: 야시장은 내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손님이 알아서 찾아오는 구조였다면 단독 매장은 손님이 문 열고 들어오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 야시장에 비해 단독 매장은 더 긴 시간 운영한다는 점도 중요한 차이다. 처음에는 힘들어서 병이 났을 정도다. 적당히 휴무일도 두고 지치지 않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돌이켜 보면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의 내 정체성은 사업자보다 작가에 가까웠다. 지금은 사장에 좀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매장 관리, 직원 관리, 사업자등록증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각종 업무들도 이전보다 많아졌고 고정 지출도 커져서 사업이라는 현실이 더 크게 다가온다.

 

: 사업으로 성공하기 위해 새롭게 시도하는 것들이 있다면?

: 한 가지 상품만으로는 매출도 정체될 수밖에 없으니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티커, 메모지, 마스킹 테이프, 일러스트를 그려 만든 엽서 같은 상품들을 추가했다. 나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다양한 상품으로 구색을 갖춰야 매장에 들어오는 분들도 더 오래 머물고 구매를 고려할 여지가 생긴다. 걱정인형 만들기에 관한 책도 냈고 단독 매장의 장점을 살려서 걱정인형을 만드는 체험 클래스도 운영 중이다. 조만간 인형 제작 키트도 출시할 예정이다. 한지, 색실, 용기 같은 재료들과 제작 설명서를 모두 넣어 구성한 상품인데 코로나19로 매장 방문을 하기 힘든 분들이 집에서 재미있게 만들어보셨으면 좋겠다.

 

: 코로나19의 영향은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지?

: 원래 평일에도 손님이 제법 있는 곳인데 지금은 주말이 아니면 손님이 드물다. 그래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봤다고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고 SNS를 보고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 그동안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주문제작으로만 판매해왔고 크게 신경을 못 썼는데 지금은 온라인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점점 늘리고 이곳 매장은 공방과 체험 클래스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다.

 

도 : 걱정인형 만들기 체험 클래스의 주요 고객은 누구이고 운영 전략은 무엇인가?

: 지금까지는 어린이가 주요 고객이었다. 가족 단위로 놀러나오는 분들이나 SNS로 정보를 보고 아이와 함께 오시는 엄마들이다. 단골이 된 아이들, 부모님들이 꾸준히 찾아주시는 편이다. 성인 단체 수요도 있다. 기업이나 문화센터 등에 출강해서 체험 교실을 진행한다. 이런 단체 수요를 늘리고 활용할 방안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성인 단체 클래스에서는 원래 판매하는 걱정인형보다 큰 상품을 만든다. 아이템에 변화를 주고 시간도 넉넉히 잡아서 한지공예를 본격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게 핵심이다.

 

: SNS 홍보를 잘 하는 요령이나 방침이 있나?

: SNS는 하루에 한 건 이상 꾸준히 올린다. 어떤 내용을 올릴지는 사업이나 사람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작가로서나 사업가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작업하는 모습, 새로운 아이디어, 야시장 판매대에서 내 가게로 옮기는 과정 등을 공유하면 보시는 분들은 신기해 하거나 궁금해 하고 응원도 하면서 꾸준히 지켜봐주시는 것 같다.

 

도 : 한지 공예로 만드는 상품의 장단점, 한지 공예의 매력은 무엇인가?

: 상품으로서는 수작업의 한계가 있다. 하루에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상품 개수가 정해져 있으니까.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할 때는 평일에 상품을 만들고 주말에 판매하는 일정으로 일주일을 보냈는데 잘 팔릴 때는 평일 내내 만들어도 모자를 정도였다. 구경 오는 손님들에게 보여드릴 것도 부족해서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손님에게 상품을 설명하면서도 손으로는 인형을 만들었다. 얇은 한지를 한 장 한 장 새끼줄처럼 꼬아서 밑작업을 해두는데 이걸 계속하면 손에 물집이 많이 잡힌다. 그럼에도 한지 공예의 매력이 무궁무진해서 계속 이 일을 하게 된다. 종이를 꼬는 동안 머리가 맑게 비워지고 무념무상의 세계로 들어가 작업에 집중하게 되는 순간을 좋아한다. 한지는 약하다고 오해하는 분들도 있지만 생각보다 강하고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재료다. 새로운 것을 창작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막연하게 떠올리던 것을 마음에 들게 만들어냈을 때의 보람과 성취감이 무엇보다 크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새롭게 참여하거나 창업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창업을 하고 나면 잘 되는 사업, 잘 팔리는 아이템이라는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것 같다. 특히 야시장 같은 곳에서는 바로 옆의 판매자가 얼마나 잘 팔고 있는지도 눈에 보이고 그게 경쟁을 부추기는 면이 있다. 내 장사가 잘 될 때도 유혹이 생긴다. 상품은 부족하고 만들기는 힘들기 때문에 기성품을 사입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그렇게 사입 상품을 늘리면 작가로서 개성은 사라지고 흔한 아이템만 남는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핸드메이드 상품 판매를 시도하는 취지가 좋아서 참여한 분들이 자기 색을 잃어가는 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자기 상품을 만드는 게 길게 보면 사업에도 유리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꾸려나가는 태도도 필요하다. 문화센터에 출강하거나 다른 매장에 입점하고 싶다면 자기 포트폴리오와 제안서를 정리해서 돌아다닐 줄도 알아야 한다. 기회가 저절로 찾아오는 경우는 드무니까 창작만 잘 할 게 아니라 발로 뛸 땐 뛰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도 : 창작자와 사업하는 사람으로서의 두 역할을 조화롭게 해내야 한다는 뜻인가?

: 상품에 창작자의 개성이 없어도 안 되고 너무 작가라는 정체성만 고집해서도 어려워진다. 작가들이 가장 힘든 게 사람들이 뭘 좋아할지 생각하는 일일 것이다. 작가와 사업자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게 쉽지는 않다. 나도 처음에는 이게 내 작품인데, 내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자고 시작한 일인데 타협을 해야 하나 싶어서 힘들었다. 지금도 계속 고민 중이고 길을 찾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창업할 때 작가가 하고 싶은지, 돈을 벌고 싶은지 물었다. 나는 둘 다 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파일

선배의 창업 팁

1. 상품의 독특한 콘셉트와 스토리

누구나 안고 사는 걱정을 인형이 가져가준다는 스토리텔링으로 상품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고 소비자와 공감대 형성

 

2. 색다른 소재와 완성도 높은 디자인

한지공예의 색다른 소재와 기법으로 선보이는 상품.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기 좋은 매력적인 디자인

 

3. 눈길 끄는 판매대 디자인과 장식

판매 상품과 상관없더라도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끌 만한 요소로 판매대를 장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