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우수상인 인터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우수상인인터뷰 16 - 오빠탕수육 (1)
03.10.2022
4425 03.10.2022

2015년부터 이어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이제 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서울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푸드트럭, 핸드메이드로 이루어진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참여 상단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주역이다.

트럭, 노점에서 창업의 꿈을 이루기까지,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했던 상단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글 도깨비기자

                                                                                                                                                                                                                  

 

오빠탕수육 첫 번째 이야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파일

오빠탕수육 : 유명선 대표

 

유명선 대표는 중식 요리사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푸드트럭를 시작했다.

부드러운 국내산 등심을 사용하고 색다르게 개발한 크림탕수육 같은 메뉴로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푸드트럭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확장해

오빠탕수육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있으며 단독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오빠탕수육

ㆍ종목 / 대표 상품: 푸드트럭 / 탕수육, 꿔바로우

ㆍ서울밤도깨비야시장 참여 기간: 2018~2019

ㆍ매장 주소: 오픈 준비중

 

대표가 말하는 창업 성공 포인트

1. 나만의 레시피

길거리 음식으로는 흔하지 않았던 탕수육을 아이템으로 정하고,

색다른 맛을 제공할 수 있는 나만의 레시피를 가미했다.

2. 좋은 재료 고집

뒷다리살보다 원가가 높지만 고기가 부드러워

탕수육 맛을 확연히 좋게 만드는 국내산 등심을 고집하고 있다.

3. 언제나 밝고 친절하게

쉽게 지치고 우울해지는 성격은 장사에 어울리지 않는다.

항상 밝고 친절한 태도로 손님을 끌어당겨야 한다.

 

                                                                                                                                                                   

 

1.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일한만큼 버는 공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푸드트럭을 처음 시작했나?

푸드트럭은 2016년 10월에 시작했고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는 2017년에 처음 참여했다. 2016년에는 아파트 장터에서 일했는데 장터에서 만난 다른 푸드트럭 사장님한테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이야기를 듣고 신청서를 냈다. 운 좋게 합격해서 청계광장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전에도 장사가 잘 되고 있었나?

너무 힘들었다. 일단 장사할 곳이 없어서 고전했다. 경찰 단속에도 걸려 보고, 여기저기 다니다 친구에게 아파트 알뜰장터를 소개 받았다. 인맥으로 자연스럽게 장터도 알고 서울밤도깨비야시장도 알게 된 경우다.

 

요리는 언제 시작했나?

원래 중식요리사였다.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하면서 번 돈으로 푸드트럭을 시작했다.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처음에는 식당에서 일했는데 급여는 적고 상황은 힘들었다. 결국 내 일을 해야겠다, 장사를 해서 내가 일한만큼 벌자는 마음이었다.

 

중식요리사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탕수육이라는 메뉴를 떠올린 것인가?

그렇다. 중식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메뉴가 뭘까 고민하다가 탕수육을 떠올렸다. 길거리에서 탕수육을 파는 경우는 드물었다. 몇 군데 있긴 했는데 잘 되는 건 아니어서 내가 최초로 해보자, 제대로 해보자고 생각했다.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오빠탕수육’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탕수육은 너무 대중적인 음식인데 내 상품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있었나?

크림탕수육의 소스를 새로 개발했다. 조리하는 방식도 다르다. 보통의 크림탕수육은 소스를 얹어 낸다면 우리는 소스와 고기를 함께 볶는다. 고소하고 담백하고 새콤하고 달콤한 여러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메뉴다. 일식요리사인 친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중식과 일식 모두 크림소스 음식이 있어서 여러 방식으로 시도해볼 수 있었다.

 

네 가지 메뉴로 구성한 이유는?

총 열 가지 메뉴를 개발했고 그 중 네 개를 선별해 시작했다. 오빠탕수육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기본 탕수육, 꿔바로우는 찹쌀탕수육인데 우리가 시작할 때만 해도 흔치 않아서 선택했다. 사천탕수육은 여자 손님들이 좋아할 매콤한 맛, 매콤한 맛이 있으니 느끼한 맛도 필요하겠다 생각해서 크림탕수육까지 구성했다. 반반 메뉴도 해드리고는 싶은데 공간 한계와 조리 시간을 감안하니 현실적으로 힘들더라.

 

모든 메뉴 가격이 2인분 1만 원으로 통일되어 있다. 처음부터 이 가격이었나?

처음에는 5000원, 8000원, 1만3000원로 시작했는데 단가가 안맞아서 힘들었다. 나는 매출이 안나와서 힘들고 손님들도 계산이 복잡해서 힘들고. 1만 원이 넘으면 접근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해서 9900원으로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2년 동안 9900원에 팔다가 바쁠 때는 100원 거슬러주는 것도 일이라 1만 원으로 올렸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경우 청계천과 여의도에서 장사를 했는데 청계천에서는 1만 원에 팔다가 여의도로 옮긴 후에 7000원, 8000원 짜리 메뉴를 만들었다. 야시장 내 다른 푸드트럭들과 비슷한 가격대로 맞추기 위해서였다.

 

크림탕수육처럼 조리법을 바꾼 메뉴도 있지만, 국내산 등심 같이 좋은 재료를 쓰는 것도 맛의 비결일 것 같다. 단가 맞추기 어렵지 않나?

단가 고민이 커서 업체를 많이 알아보고 바꾸기도 많이 바꿨는데 근본적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처음에는 업체들이 우리가 원하는 단가에 공급해 주다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을 올린다. 그래도 국내산 등심을 고집하는 이유는 고기가 부드러워 탕수육으로 만들었을 때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뒷다리살도 써 봤는데 어떻게 해도 고기가 부드럽지 않고 오래 보관하기도 힘들다. 등심 같이 좋은 재료는 냉장고에 넣었다가 꺼내도 상태가 괜찮다. 고기뿐만 아니라 야채나 튀김반죽도 맛을 내는 데 중요하다. 야채는 무조건 판매 당일에 썰고, 반죽은 며칠 숙성시켜 사용한다. 그렇게 해야 맛을 알고 찾아주는 단골이 생기는 것 같다. 나도 사람이라 원칙대로 하기가 쉽지만은 않은데 이 탕수육의 맛을 기억하고 다시 찾아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최대한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

정말 많다. 너무 맛있어서 다시 찾아오고 싶은데 평일에는 어디에서 장사하냐고 묻는 분들도 있고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에서 먹어보고 연락했다며 체육대회 같은 행사에 케이터링 요청한 경우도 있고.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는 연예인들도 많이 오니까 맛있다고 촬영장에 불러준 적도 있다. 고생한다며 음료수 사 주신 손님들도 기억 나고.

 

손님 대할 때 주의하는 점이 있다면?

어리다고 반말을 하면 안 된다. 항상 손님을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맛있게 드세요”라는 한 마디가 중요하다. 장사가 잘 되고 바쁘면 인사 한 마디 빼먹을 수도 있는데 손님 입장에선 음식을 받을 때 느낌이 다를 것이다. 직원들한테도 항상 인사 잘 하자고 얘기한다. 바쁘고 힘든 게 나도 모르게 표정에 드러날 때가 있는데 그런 티 안 내고 밝게 응대하려고 노력한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 중 참여한 게 있었나?

좋은 교육이 많았는데 내 입장에서 가장 도움이 된 건 세무교육이었다. 4~6시간 정도 수업을 들었던 것 같다. 개인사업자가 신고해야 할 사항들, 직원 고용할 때 필요한 4대 보험 관리 등 꼭 필요한 사항들을 알려줬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나 기타 다른 시장의 매출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정말 손님이 많다. 야시장은 일한 만큼 ‘돈을 번다’는 게 실적으로 보였다면 아파트 알뜰장터 같은 곳은 ‘먹고 산다’ 정도.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행사는 편차가 크다. 잘 되는 곳은 굉장히 잘 되고, 의외로 손님이 없는 곳도 많고. 행사가 잘 되는지 아닌지, 사람이 얼마나 몰리는지에 따라 푸드트럭 매출도 달라진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 같은 곳처럼 손님이 많이 몰릴 때 대응하는 요령은?

탕수육은 초벌을 해둘 수가 있다. 미리 한 번 튀겨 두고 음식을 내기 직전에 한 번 더 튀긴다. 일반 중식당에서는 초벌을 해두는 경우도 있고 많이 바쁘지 않으면 바로 튀겨 내기도 한다. 우리는 몰려 드는 손님을 감당해야 하니까 초벌을 해 뒀다. 튀김기도 청계천에서는 한 대를 썼는데 여의도에서는 두 대로 늘렸다. 일 년 정도 하면서 다른 트럭들 상황도 봤는데 같은 시간 일하면서도 매출 차이가 크더라. 회전률과 매출을 높이기 위해 튀김기도 늘리고, 일하는 사람도 늘리고, 초벌도 해 두는 식으로 운영방식을 바꿨다. 그러면서 최대한 맛있게 해드리려고 애썼다. 빨리 작업해도 서울밤도깨비야시장 같은 곳에선 손님이 어느 정도 대기할 수밖에 없는데 기다려서 받은 음식의 맛이 별로면 허무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