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우수상인 인터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우수상인인터뷰 5 - 오빠트럭 (1)
08.22.2019
5012 08.22.2019

 

2015년부터 이어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이제 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서울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푸드트럭, 핸드메이드로 이루어진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참여 상단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주역이다.

트럭, 노점에서 창업의 꿈을 이루기까지,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했던 상단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글 도깨비기자

 


 

오빠트럭 첫 번째 이야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파일

오빠트럭: 대표 홍정기.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오빠트럭’이라는 이름으로 음료트럭을 운영했다.

현재는 ‘커피 바르도 로스팅 컴퍼니’라는 기업이자 공장을 설립했다.

전문 로스터인 홍정기대표가 각 원두의 특성을 살려 직접 로스팅하고 있다.

 


 

1.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이전

 

도깨비기자(이하 도):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홍정기대표(이하 홍): 2017년과 2018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했던 커피 일 하는 홍정기이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참가 전에도 음료와 관련된 일을 하셨는가?

: 커피 일을 한 지 8년 정도 된다. 원래 커피 로스터로 일을 하고 있었다. 로스팅을 하고, 지금과 똑같이 카페에 원두를 납품하는 일을 했다. 이후 합정동 쪽의 카페에서도 일을 했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

: 사실 커피트럭을 구매할 때만 해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대해 전혀 몰랐었다. 그런데 커피트럭을 내게 판매했던 분이 2016년경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하셨었더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 밖에 서있는 저 트럭이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했던 트럭이겠다.

: 그렇다. 나는 로스터로만 일해와서 자세한 메뉴 구성 같은 것은 잘 몰랐다. 팀원 3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주말에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부담 없이 시작한 일이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재미있었다. 판매가 잘 된 것도 있지만, 메뉴에 대한 반응이 빠르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다.

 



2.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속 오빠트럭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어떤 메뉴로 참여했나?

: 2017년에 참가할 때의 콘셉트가 ‘시그니처 메뉴’였다. 사실 팔릴까 걱정하면서 내놓은 메뉴였는데 너무 잘 팔렸다.(웃음) 우리가 개발한 메뉴 중에 ‘서울라떼’란 게 있었다. 더치커피에 물 대신 우유를 넣고, 연유를 첨가한 메뉴이다. 처음 만들어 먹어보니, 사람들이 잘 아는 삼각팩 우유 같은 맛이 났다. 그래서 이름을 그대로 ‘서울라떼’로 지었다. 많은 사랑을 받은 메뉴이다. 또 특이한 메뉴라면, 커피와 함께 먹는 복숭아 젤리가 있었다. 역시 우리가 직접 만든 젤리였는데, 식감이 굉장히 특이했다. 수제 로즈마리 시럽을 스파클링 탄산수에 넣고 거기에 커피를 조금 넣은, 보리탄산수와 비슷한 맛이 나는 음료도 있었다. 또, 직접 담은 딸기청, 블루베리청에 우유를 넣고 생크림을 얹은 메뉴도 있었는데, 생크림은 현장에서 직접 만들었다. 비엔나커피를 아이스로 마실 수 있는 ‘크림 콜드브루’도 판매했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하면서 특별히 기억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 2018년도 하반기에 반포한강공원에서 일했다. 그때 매주 금요일 6시마다 찾아오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키즈 메뉴도 만들었었는데, 딸기우유, 초코우유, 레모네이드였다. 처음 참가했던 2017년엔 아이들을 위한 메뉴를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정작 아이들이 꽤 많이 오더라. 그래서 이듬해엔 아예 키즈 메뉴를 만든 것이다. 여자아이 하나가 그게 너무 맛있었는지, 엄마를 졸라 매주 방문했던 게 기억이 난다.

: 키즈 메뉴가 있는 푸드트럭은 처음인 것 같다. 반응이 좋았나?

: 그랬다. 아이들뿐 아니라 외국 손님들도 무척 좋아하셨다. 지금도 행사에 나갈 때 키즈 메뉴를 꼭 넣곤 한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 내에서 친하게 지낸 동료 상인들이 있나?

: 같은 조 상인들과 친하게 지냈다. 오버더즈커피, 떡볶이먹고가, 록키스핫도그 등 많은 분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먹어보면 맛있는 걸 알지 않은가. 푸드트럭 음식이라도 일반음식점보다 맛이 떨어지거나 해서는 안 된다 생각했다. 앞서 말씀드린 트럭들이 정말 맛있었다. 다들 대단하신 분들이다. 야외에서 위생이나 품질을 지키면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것들을 해낸 분들이다.

: 오빠트럭은 야외에서 일하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을까?

: 우리 차량에는 냉장고나 냉동고가 없다. 아이스박스를 최대한 이용했다. 여름에는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음식의 양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 양을 지키는 것이 사실 장사하는 데 도움은 안 된다.(웃음) 이 정도 밖엔 못 팔겠네? 하면서도 단호히 커트할 수밖에 없다. 안 그러면 다시 시설에 투자해야 하니, 욕심내지 않고 관리할 수 있는 정도만 파는 것이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한 경험이 지금의 공장을 설립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가?

: 많이 되었다. 무엇보다 첫째는 금전적이 부분. 참여하고 있을 땐 몰랐는데, 야시장에서의 매출 자료가 후에 대출 받을 때 많은 도움을 주었다.(웃음) 또 앞서 말한 팀 친구들과 카페 컨설팅 일도 하고 있는데,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경험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정 메뉴가 대중성이 있는가 없는가를 판단할 자료가 되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만한 ‘시장’이 없는 것 같다.

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홍: 앞서 말했듯이, 찾아주는 분들의 반응을 빨리 알 수 있다는 것이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매력이다. 그에 맞춰서, 피드백을 반영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판매하고 싶은데, 중간에 메뉴를 바꾸는 것이 어려운 시스템이었다. 야시장은 겨울만 빼고 내내 운영되는데, 계절마다 식재료가 다르지 않나. 예를 들어 우리는 제철 과일 음료가 같은 것이 있다. 메뉴 바꾸는 과정을 조금만 간소화하면 좋겠다.

 


*오빠트럭 두 번째 이야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