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우수상인 인터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우수상인인터뷰 5 - 오빠트럭 (2)
08.22.2019
4380 08.22.2019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는 많은 푸드트럭과 핸드메이드 셀러가 새롭게 합류하고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참여 상단들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디딤돌이 되어주고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경험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선배 상인들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들의 성공스토리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중한 팁을 함께 들어보자.

글 도깨비기자

 


 

오빠트럭 두 번째 이야기

 

 


1.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부터 나아가 창업으로

도깨비기자(이하 도): 공장을 차리게 된 계기가 있을까?

홍정기대표(이하 홍): 공장을 임대한 것은 작년 말이다. 그 전에는 모든 작업을 집에서만 했었는데, 집이 난장판이 되는 게 미안했다.(웃음) 공장을 차리는 것이 내 오랜 꿈이기도 했다. 내가 하는 일이 로스터니까 로스팅을 하는 공간을 빨리 찾고 싶었다. 평수가 이렇게 작은 공장을 찾긴 힘들긴 하다. 그래서 1년 가까이 찾아다녔다.

: 공장이라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이곳으로 장소를 정한 이유가 있나?

: 전에 이 근처에 살았었다. 아무래도 주말에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을 하다 보니 모르는 곳까지 둘러보고 하긴 힘들었다. 평일에 짬이 나면, 내가 잘 아는 곳 위주로 자리를 보러 다녔다.

: 공장 바로 앞에 유니크한 카페가 있는데, 그 점도 고려하신 건가?

: 카페는 공장을 열기 전부터 있었다. 다만 운영하시는 분이 바뀐 건데, 나와 같은 시기에 카페를 인수하셨다. 아무래도 공장 앞에 커피라고 써 있으니 사장님이 한번 들어와 보셨다. 그걸 시작으로 지금은 원두를 납품하고 있다. 서로 도움을 받는 관계이다. 커피의 다양한 맛을 여러 사람에게 알려드리는 게 내 원래 취지였다. 그런데 공장에 있으니 일반 손님들이 찾아오기 힘들지 않나. 그래서 카페 분들과 같이 한 달에 한 번 커피를 맛보는 모임을 만들었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마지막 주 수요일에 문화가 있는 날처럼.(웃음) 동네분들이나 SNS를 통해 알게 된 많은 분들이 찾아오신다. 커피를 마시고 그 맛에 대해 말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는 로스팅을 하며 모임을 진행한다.

: 상생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 늘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돈을 벌자고 하는 일이긴 하지만, 서로 도와가면서 의미 있게 벌고 싶다. 

: 창업 과정에서 힘든 점이 있으셨나?

: 오픈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비용이 많이 들어가긴 하더라. 사업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정말 꼼꼼하게 계획을 세웠다고 해도 의도치 않은 지출이 생긴다. 그러니 중요도에 차등을 둬서 더 비용을 써야 하는 부분을 먼저 챙겼다. 다른 부분은 천천히 채워갔는데, 주요 기계만큼은 내가 쓰고 싶은 걸로 욕심 부려 장만했다. 6개월을 기다려 받았다. 그 외에 다른 부분은 크게 힘들지 않았다. 어차피 나 혼자 결정하고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다. 

: 공장인 만큼 여러 가지 설비가 필요할 텐데, 그런 점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는지? 혹은 멘토가 계시나?

: 기계에 대한 것들은 주변의 분들에게 여쭤보았다. 전에 일했던 곳, 지인, 아는 사장님들, 커피 배웠던 선생님 모두에게. 멘토는 내가 로스터로 일했던 곳, 망원동에 있는 가게 선생님께 많이 의지하고 응석도 부렸다.

: 주로 어떤 분들이 들르시나?

: 공장이다 보니 찾아오는 분들은 그렇게 많진 않다. 가끔 근처에 사시는 분들 중 커핑하셨던 분들이 원두를 사러 오신다. 오전에는 주로 거래처에 나가 있는데, 커피 맛을 보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면 약속을 잡아서 커피 내려드리곤 한다. 

: 혼자 계시는 시간이 많은데 에어컨은 틀고 계시나?

: 물론이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생두를 위해서. 생두들 덕분에 시원하게 지내고 있다.(웃음)

: 앞으로의 포부가 있는가?

: 일단 커피를 나눌 수 있는 거래처가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스페셜티 커피 쪽으로 브랜드화도 해보고 싶다. 지금은 커피 바르도란 이름의 업체이지 않는가? 사람들에게 맛있는 커피 하면 바르도 커피, 하고 인식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척 오래 걸리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나는 커피 일도 하고, 커피트럭도 하고, 그러다 본업인 원두납품으로 돌아온 셈이다. 그런데 커피트럭보다 이쪽이 더 치열하다. 압박감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내가 시작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업체들이 생겼다. 대신 시장이 그만큼 커졌다고 생각하고 있긴 하다.

: 왜 이렇게 커피 시장이 커진 걸까?

: 맛있는 걸 한 번 먹으면 계속 생각나게 마련이지 않은가. 믹스 커피를 드시다 원두 커피를 드시면 믹스 커피는 잘 안 드시게 된다. 4,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믹스 커피 점유율이 50프로가 넘은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원두커피 점유율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 원두커피 시장에서도 양분화가 되어 있다.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커피와 비싸지만 더 맛있는 커피이다. 그 와중에서 나는 어떤 포지션을 잡아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답을 얻기가 쉽진 않다. 

 


 

2. 창업 선배, 진심이 담긴 조언

: 후배에게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하라고 권하고 싶은가?

: 청년창업가라면 꼭 참여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정말 이보다 좋은 학교는 없을 테니. 다만 오랫동안 지속하기 힘든 점이 있다는 것도 말씀드린다. 내 경우도 이틀의 장사를 위해 평일 3일은 전부 쏟아 부어야 운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힘든 것들을 견디고 삶의 균형을 맞출 자신이 있다면, 미래의 발판을 삼는 과정으로 정말 좋은 것 같다. 난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좋았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커피나 음료트럭을 운영하고 싶어 하는 후배가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

: 기준은 간단하다. 내가 먹을 수 있는 것만 팔아라. 그런데 커피 쪽은 기호식품이다 보니 누군가에게 ‘네 커피는 좀 아닌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게 실례가 될 수가 있다. 그래서 나는 원두 영업을 할 때에도, 되도록 같이 먹어보는 걸 권한다. 같이 마시면서 이야기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네이밍도 중요한 것 같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판매한 ‘서울라떼’의 경우, 이름에 대한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그래서 아예 이름의 뜻이 적힌 배너를 앞에 세워두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 판매했던 음료는, 전부 독특한 이름의 메뉴들이었다. 설명을 굉장히 많이 해야 했지만, 처음에 호기심으로라도 한번 마셔보고 마음에 드신 분들이 다시 오시곤 하니 큰 힘이 되었다. 메뉴 설명 팸플릿도 코팅해서 비치했었는데, 영어와 일본어로도 번역해두었다. 외국분들은 우리와 달리 메뉴 고르는데 굉장히 오래 걸리신다.(웃음) 그래서 메뉴판을 드리고 줄에서 잠깐 나와 계시는 동안 뒤에 먼저 받아도 되는지 물어보곤 했다. 외국인 손님에겐 시간을 충분히 드리는 게 좋다. 

: 성공을 꿈꾸는 많은 청년창업가들에게도 조언을 부탁드린다.

: 나도 사실 성공을 꿈꾸고 있다.(웃음)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것이, 혼자 일하든, 여럿이 일하든 중요한 게 매뉴얼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크든 작든 의사 결정하는 순간이 계속 찾아오게 된다. 이걸 결정할 때 기준점이 되는 매뉴얼을 만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말하자면 알고리즘이다. 나의 기준점이라면, 이윤창출도 있지만, 커피 거래처와 지속 가능한 발전이다. 세금계산서만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라, 같이 도와가며 성장할 수 있는 관계를 꿈꾼다. 기준을 세우면 거래처를 대할 때, 재료 선정이라든지 가격이라든지, 반영이 된다. 그런 것들이 하나씩 결정되면 회사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히게 되지 않은가. 그 모습을 보고 같이 찾아오는 크루도 있을 것이고 마음이 맞는 팀들도 생길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든 똑같지 않은가? 대표로서 ‘나는 이런 철학을 갖고 있다’라는 걸 보여줘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 끝으로 고마운 분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드린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것 같다. 어떤 곳일까 재미삼아 시작했는데, 여러 분들을 만나고 많은 걸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우물 안에 있었구나. 커피만 바라보며 외골수 같던 내가 다른 분들이 열심히 사는 걸 보고 많은 걸 배웠던 것 같다. 힘들어도 열심히, 서로 도와가며 일하는 사람들을 봤다. 그래서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만난 분들에게 전부 감사드린다. 많이 도와주신 감독님과 팀장님들께도 감사드린다. 

 


 

3. 이야기를 마치며

공장이라고 듣고 어떤 분위기일까 궁금해하며 찾아간 곳, 홍정기대표의 아지트는 정돈된 장소였다. 손님이 오더라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게 공간을 꾸몄다는 홍정기대표의 말처럼 공장은 마치 응접실 같았다. 그리고 그것은 홍정기대표의 모습과도 닮아 있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사람을 좋아하기에 더욱 진심으로 대하고자 하는 태도. 바로 그것이 로스터이자 공장장인 홍정기대표의 가장 큰 영업 비결이 아닐까.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파일

선배의 창업 팁 

1. 메뉴의 이름을 짓는 것도 영업 전략의 하나이다. 

2. 업체를 운영할 때 기준점이 되는 매뉴얼을 만들어 의사 결정 시 반영하라. 

3.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갖고 있어야 뜻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