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언론 보도

[2017.03.15. 중앙일보] 신혼부부 노점, 레스토랑 셰프 어르신 … 서울 ‘푸드트럭 올림픽’ 금메달은 누구
04.25.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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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한대 기자]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플라자 광장에 푸드트럭 90대가 도열했다. 지난 10일 오후 3시 8000여 ㎡(약 2400평) 규모의 광장에 자리를 잡은 푸드트럭들은 각양각색의 디자인을 뽐냈다. 판매하는 음식 컨셉트와 상인의 취향이 반영됐다.

상인들은 2평 남짓한 푸드트럭 안에서 핫도그·튀김·꼬치 같은 음식을 바쁘게 만들고 있었다. 트럭 앞에는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행사는 푸드트럭 ‘올림픽’으로 불린다. ‘2017 서울밤도깨비야시장 공개품평회(이하 품평회)’로 사흘 동안의 행사에서 품평을 받고 일정 조건을 갖추면 장사를 할 수 있는 서바이벌 시스템이다.

행사 첫날인 이날 ‘푸드트럭’ 분야 90개 팀과 액세서리 등을 파는 ‘일반 상인’ 분야 50여 팀이 참가했다. 3일간 총 507팀(푸드트럭 285팀, 일반상인 222팀)이 참가한다. 품평회를 통해 이달부터 10월까지 매주 금·토요일 여의도 한강공원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시내 목 좋은 곳 4곳에서 열리는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장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늘 장사터를 옮겨다니는 푸드트럭 상인들은 득점 순위 142등 안에 들기 위해 열을 올렸다. 서울시가 야시장 4곳에서 장사할 수 있는 트럭 수를 142대로 제한키로 했기 때문이다. 액세서리 등을 파는 일반 상인들은 일정 점수 이상을 얻으면 장사를 할 수 있다. 곽종빈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장은 “서울시 야시장 입점은 한 해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한 기회를 주면서 우수한 푸드트럭을 입점시킬 수 있어 시와 상인 모두 윈윈(win-win)”이라고 덧붙였다.

품평회장엔 대학수학능력 시험장 못지않은 긴장감이 흘렀다. 평가단에게 자신의 음식을 소개하며 말을 더듬는 상인들도 있었다.
 
평가는 전문가 5인과 시민 12~15명이 참가했다. 기자도 일일 시민 평가단원으로 참가했다. 맛과 위생, 트럭 디자인, 메뉴 적절성 등 4가지 항목에 점수를 매겼다. 4시간 동안 90개 트럭의 음식을 모두 맛보느라 배가 불렀다. 행사 관계자는 “평가자는 모든 음식을 조금씩이라도 꼭 맛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평가자는 “참가 상인과 어떠한 관계도 맺지 않았다”는 내용의 ‘공정성 엄수 서약서’를 썼다.
 
평가 첫날인 이날 상인들은 커피, 무알콜 모히또 같은 단순 음료부터 태국 볶음 쌀국수 ‘팟타이’ 등 외국 길거리 음식(작은 사진)까지 선보였다. 신혼부부 상인과 갓 창업에 나선 청년,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중년 부부 등 참가자들의 구성도 다채로웠다. 츄러스 파는 이경재(63)씨는 “30여 년 동안 서울대학교 교수회관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했다. 이제는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건강한 맛을 선물하고 싶다”고 자기소개를 했다. 17일 발표되는 ‘합격자’들은 24일부터 열리는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손님을 맞게 된다. 

 

조한대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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